두 만남의 온도 차

a.zungan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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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중간한 선배의 이야기도 괜찮다면>, 상명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특강, 2021.05.31




얼마 전, 모교에서 특강을 제안 받았던 나는 <어중간한 선배의 이야기도 괜찮다면>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로 후배들을 만났다. 준비한 강의는 요즘의 상황 탓에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오랜만에 캠퍼스도 걷고 후배들과 눈동자를 마주칠 생각에 설렘을 가지고 있었다. 준비한 텍스트와 자료를 빠짐없이 전달한 것과 여러모로 시간과 절차를 절약한 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랬다.


보호 감호시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2주 간의 워크숍이 지난주 끝을 맺었다. 자신의 감정 변화에 솔직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그 시기의 학생들과 한 공간 안에 섞이는 것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만큼, 준비한 내용을 모두 전달하고 교감하기에 여러 부분 한계가 있었다. (물론 내 진행이 서툴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에서 벗어난 상황들은 새로운 대안을 만들고, 그 과정은 때때로 교감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주기도 했다.

 

준비한 말을 정확히 다 하고 일어선 내 등은 시원하고 건조했다. 준비한 말을 정확하게 다 하지 못하고 일어선 내 등은 뜨거웠고 축축했다. 두 만남은 그렇게 온도 차가 있었다.


글쓴이: 장지수(스튜디오어중간)



<자화상 그리기>, 보호 감호시설 청소년 대상 워크숍, 2021.07.09-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