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

a.zungan
2021-10-24
조회수 342

지난 여름, 대학로 아르코에서 열린 공연을 보고 마음먹은 게 있다. 좋은 작품을 보고 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와야겠다고. 

사실 그날, 함께 동행했던 지인들과의 뒷자리에서 오고 가는 말들에 작품의 감동이 빠르게 증발되어 사라졌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다시 그런 순간이 왔다. 

미술팀으로 공연에 참여했기에 온전히 관객석에 앉아있지 못했지만, 

좋은 작품은 관객의 의자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 심지어 공기의 농도까지도 영향을 준다.



공연이 끝나고 뒷정리에 손과 발이 바빴다. 

하지만 내 입과 귀는 조용히 문을 닫고 평온함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몇 달 전 그날이 정말 큰 아쉬움을 남겼나보다. 



올 한 해, 

서울을 벗어나 유랑하며 쌓아둔 <스튜디오 어중간>의 이야기를 어디에서 펼쳐야 할지 정리되지 않아서 불안함이 커지는 요즘이었다. 

어제의 감동은 그런 나에게 말을 건넨다. 다음 페이지를 펼쳐 보일 장소 역시 그런 여운의 끝에서 만나지 않겠냐고.



글쓴이: 장지수(스튜디오어중간)



<딛의 서 - 난파선>

기획  The Prayer
안무  이형우, 우보람
미술  스튜디오어중간
주최  안산 국제거리극축제
장소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202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