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어중간 nowhere but anywhere

a.zungan
2020-11-03
조회수 869


안녕하세요? 화가 장지수입니다.
2018년 3월, 몸에 심한 탈이 나 고생한 후로 '남은 삶은 유연하게 살아내야겠다', '고정된 틀 속에 스스로를 구겨 넣는 억지스런 삶은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곱씹었습니다. 유연하지 못했던 지난 삶을 제 아픔의 원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공간의 이름은 어중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20년 6월, 서울 남산자락에 문을 연 <스튜디오어중간>은 개인적인 작품활동 중에 찾아오는 영감을 유의미한 콘텐츠로 승화하는 실험실이자 [매거진 병:맛]을 주관하는 출판사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2021년 5월, <스튜디오어중간>의 실험실은 서울을 벗어납니다. 여러모로 쉽지 않았던 지난 1년의 시간은 관성적으로 돌아올 뿐인 도시와 그곳의 관계망이 주는 익숙함에 갇히기보단, 교감하고 싶은 곳에 필요한 시간만큼 머물러야 한다고 말해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투병으로 오랜 시간 누워지냈던 저의 답답함이 반영된 결정일 수도 있고, 서울이라는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볼 만큼 해봤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머무는 곳이 스튜디오가 되려면 더 가볍고 유연해야 하기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게 바로 <스튜디오어중간>이 지향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가운데를 고집하는 '중간'이 아닌 과정을 포용하는 움직임에 반응하는 어중간으로써, 이도 저도 아닌 상태의 '어정쩡'과는 다른, 적극적인 태도로서의 '어중간'.


도시를 벗어나는 <스튜디오어중간>의 콘텐츠가 우리 사회에 유익하게 활용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작은 발걸음에 적당한 관심을 부탁합니다. 어디서든 또 뵙길 바라며. 


<스튜디오어중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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